집을 살 때 부부 공동명의를 택하는 이유는 대체로 하나로 수렴한다. “세금이 덜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모두 인별 과세 구조를 갖고 있어서, 명의를 나누면 각자의 기본공제와 세율 구간을 따로 적용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고가 주택일수록 공동명의가 유리하다”는 공식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거의 상식처럼 통용되어 왔다.
그런데 2026년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향은 이 공식에 균열을 낸다. 문제의 핵심은 세율이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계산 요소에 있다. 그리고 이 요소가 하필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절세 상식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생겼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정확히 무엇이고, 왜 오르는가
- 부부 공동명의가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
- 10억 원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실제 세액 차이 시뮬레이션
- 그럼에도 공동명의가 여전히 유효한 경우
- 실수요자가 매수 전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왜 ‘집 한 채’인데 세법상 1주택자가 아닐 수 있는가
부부가 아파트 한 채를 지분 50대50으로 공동명의했다고 가정해보자. 실생활에서는 명백히 한 가구가 집 한 채를 보유한 상태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법은 이 상황을 다르게 해석한다.
종부세는 세대가 아니라 개인을 과세 단위로 삼는다. 현행 종부세법상 1세대 1주택자란 원칙적으로 세대원 가운데 단 한 명만 주택분 재산세 과세대상 주택을 소유한 경우를 말한다. 부부가 공동으로 한 채를 보유하면 소유자가 두 명이 되므로, 이 정의에서 벗어난다.
지금까지는 이 구조적 차이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동명의자에게도 별도의 1주택 특례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고, 각자의 기본공제를 활용하는 편이 오히려 유리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8년부터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 적용이라는 변수가 더해진다는 점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숫자로 보면 이렇게 다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 등을 제외한 금액에 곱해, 실제 과세표준을 산출하는 비율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 비율은 현재 60%에서 2027년 70%로, 2028년부터는 일부 1주택자를 제외한 주택 보유자에게 80%까지 오른다.
숫자로 확인하면 체감이 다르다. 공시가격에서 공제 후 남은 과세표준 기준금액이 10억 원인 경우를 가정해보자.
| 적용 비율 | 계산식 | 최종 과세표준 |
|---|---|---|
| 60% (현행) | 10억 원 × 60% | 6억 원 |
| 70% (2027년, 전체 적용) | 10억 원 × 70% | 7억 원 |
| 80% (2028년, 부부공동명의 1주택 적용 가능성) | 10억 원 × 80% | 8억 원 |
| 70% (2028년, 특례 선택한 1세대1주택자) | 10억 원 × 70% | 7억 원 |
같은 아파트, 같은 공시가격인데도 명의 구조와 특례 선택 여부에 따라 과세표준이 최대 1억 원까지 벌어진다. 종부세는 이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는 구조이므로, 실제 세액 차이는 여기서 다시 누진세율만큼 확대된다. 공시가격이 높은 서울 강남권·용산권 아파트일수록 이 차이는 체감상 훨씬 커질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 표가 단순화한 예시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기본공제, 세율 구간, 재산세 중복분 공제 등이 함께 얽혀 있어 개별 세대의 실제 세액은 이보다 복잡하게 산출된다. 정확한 세액은 반드시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이나 세무사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동명의가 ‘무조건 손해’는 아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다. 공동명의자에게도 1세대 1주택 특례를 선택할 길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공동명의자는 원칙적으로 각자 기본공제를 적용받는 구조이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해 특례를 신청하면 1세대 1주택 방식의 기본공제와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즉 공동명의 1주택자가 무조건 80% 구간으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특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특례를 선택하지 않고 인별 과세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와, 특례를 선택해 1주택자 대우를 받는 경우의 유불리는 부부의 연령, 보유기간, 공시가격 수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결론 내리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부부가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는 구조는 향후 상속이나 증여 계획에서 다른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국 “공동명의가 유리한가 불리한가”라는 이분법적 질문보다는, “어떤 세금 항목에서 어떤 계산 방식이 적용되는가”를 하나씩 따져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재산세와 종부세는 같은 집을 다르게 본다
부동산 세금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재산세와 종부세의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산세는 세대 기준으로 1주택 여부를 판단해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다. 반면 종부세는 앞서 설명한 대로 인별 과세 원칙 때문에 공동명의 부부가 1세대 1주택자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같은 아파트를 두고 재산세 고지서에는 1주택자로, 종부세 고지서에는 다른 기준으로 표기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불일치는 세제가 개편될 때마다 매번 새로운 혼란의 원인이 되어 왔다.
단독명의와 공동명의, 무엇이 유리한지는 사례별로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률적인 정답은 없다. 다만 판단에 필요한 변수는 정리할 수 있다.
단독명의가 유리해지는 경우는 대체로 고령자이거나 장기보유자로, 1세대 1주택 관련 공제를 활용하기 쉬운 상황이다. 구조가 단순해 세무 처리 부담도 적다.
공동명의가 유리해지는 경우는 부부 각각의 기본공제를 활용할 여지가 크거나, 향후 자산을 나누어 상속·증여할 계획이 있는 경우다. 다만 2028년 이후에는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 적용이라는 변수를 반드시 함께 계산에 넣어야 한다.
특히 2026년 세제개편 방향에는 고가 주택의 장기보유 관련 세제에도 단계적인 변화가 포함돼 있다. 보유기간이 긴 주택일수록 현재 시점의 절세 효과뿐 아니라, 미래의 매도 시점까지 함께 고려하는 계획이 필요해진다.
매수·명의 결정 전 확인해야 할 4가지
- 보유 주택 수: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기존 주택, 입주권, 분양권까지 주택 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 공시가격 수준: 종부세는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공시가격이 높을수록 공정시장가액비율 10%포인트 차이가 만드는 세액 차이도 커진다.
- 향후 매도 계획: 10년 이상 장기 보유할 것인지, 몇 년 내 갈아타기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따라 유리한 명의 구조가 달라진다.
- 연계 세목 검토: 종부세만 볼 것이 아니라 취득세, 양도소득세, 증여세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명의를 한 번 정하면 이후 변경 과정에서 별도의 증여·취득 관련 세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매수 시점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공동명의로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당장 명의를 바꿔야 하나요? A. 그렇지 않다. 제도는 2027~202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성급하게 명의를 변경하면 오히려 증여·취득 관련 세금이 새로 발생할 수 있다. 세부 시행 기준이 확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현재 구조를 유지했을 때와 변경했을 때의 총세금을 비교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Q. 부부 공동명의 1주택 특례를 선택하면 무조건 유리한가요? A. 아니다. 특례를 선택하면 1세대 1주택 방식의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인별 과세로 각자 기본공제를 받는 편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공시가격, 연령, 보유기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계산이 필요하다.
Q. 재산세도 종부세처럼 공동명의가 불리해지나요? A. 재산세는 세대 기준으로 1주택 여부를 판단하므로, 공동명의라도 부부가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면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적용된다. 이 점에서 종부세와 기준이 다르다.
정리하며
이번 개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집 한 채’라는 생활 속 사실과 ‘1세대 1주택자’라는 세법상 개념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거주 부부가 아파트 한 채를 절반씩 나누어 가졌을 뿐인데, 종부세 계산에서는 일반적인 1주택자와 다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논쟁적이다.
그렇다고 공동명의의 장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공동명의가 절세에 유리한가”가 아니라 “우리 부부의 자산·연령·보유기간·매도계획을 기준으로 어떤 명의가 유리한가”로 옮겨가야 한다. 보유세를 아끼려다 양도세가 늘거나, 종부세를 줄이려다 증여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한 해의 세금을 줄이는 전략보다 보유부터 매도까지 전체 과정을 설계하는 관점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본 글은 2026년 8월 기준 발표된 세제개편 방향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시뮬레이션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화된 예시입니다. 세부 시행령과 최종 기준은 향후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명의 결정이나 절세 전략은 반드시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 및 세무 전문가 상담을 거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